형태소의 교체(3)_규칙적 교체와 불규칙적 교체
앞서 알아본 자동적 교체와 비자동적 교체가 무조건 일어나야만 하는가 아닌가를 구분의 기준으로 삼았다면,
오늘 배울 규칙 교체와 불규칙 교체는
예외없이 발생 조건이 규칙적인가를 구분의 기준으로 삼는다.
먼저, 규칙적 교체. 이름처럼 어떠한 예외 없이 조건에 맞는다면 반드시 교체가 일어나는 경우를 말한다.
이렇게 말하면 어려워보이지만, 앞에서 배운
음운 현상(비음동화, 경음화 뭐 이런거)는 모두 규칙 교체로 이해하면 된다.
음운 현상이라는 이름으로 음운론이라는 학문 분야에 자리를 잡았다는 것은, 그만큼 체계적이라는 얘기다.
예를 들어 비음화를 보자.
조건은 앞 음절의 받침이 평파열음이고, 뒷 음절의 초성이 비음이면,
앞의 평파열음 ㄱ, ㄷ, ㅂ은 각각 조음위치가 같은 비음 ㅇ, ㄴ, ㅁ으로 교체된다.
여기서 예외는 없고, 다르게 발음한다면 규정에 어긋난 발음이 된다.
비음화의 경우 사례들(ㄱ, ㄴ, ㄷ, ㄹ, ㅁ....)에 관계없이
앞의 평파열음, 뒤의 비음이라는 조건만 맞으면 규칙적으로 발생하는 규칙적 교체이다.
다음으로 불규칙적 교체는 이름처럼 국어 생활에서 발생은 하는데, 왜 생기는지 조건을 규칙화 할 수 없는 녀석들이다.
쉽게 말해, 음운 현상에 해당되지는 않지만 거의 대부분의 한국인들이 그렇게 발음을 하기 때문에 인정하는 녀석들이다.
대표적으로 '굽다'라는 동사가 있다.
자, 용언을 활용할 때, 뒤에 오는 어미가 '모음'으로 시작하면 어떤 규칙이 작동하는가? 바로 연음 현상이다.
잡- >> 잡다, 잡아서[자바서]
'잡다'의 경우 '다'와 결합할 때는 '잡다', '아서'와 결합할 때는 연음현상이 생겨 '자바서'로 발음된다.
그런데, '굽다'는 좀 다르다.
굽- >> 굽다, 구워서
'굽다'가 '다'와 결합할 때는 '굽다'로 발음되지만, '어서'와 결합할 때는 '구버서'가 아니라 '구워서'가 된다.
연음이 생기지 않는 것이다.
문제는 의미에 따라서 또 달라진다. 위의 '굽다'는 고기를 굽다의 의미지만, 허리가 굽다에 사용되는 '굽다'는
연음이 작용한다.
허리가 굽어서 아파요...
즉, '허리가 굽어서 아파요'의 굽어서는 규칙적 교체,
'고기를 구워서 먹어요'의 '구워서'는 불규칙적 교체로 볼 수 있다.
배운 내용을 정리해보자.
규칙적 교체 : 어떤 교체 현상을 발견했을 때, 원인이 되는 음운 현상을 찾아낼 수 있다.
불규칙적 교체 : 어떤 교체 현상을 발견했을 때, 원인이 되는 음운 현상을 찾아낼 수 없다.
* tmi지만 불규칙적 교체는 국어사를 통해 해결되는 경우가 있다.
위의 '구워서'의 경우 중세국어에 있던 음운 순경음 'ㅂ'의 흔적으로 본다.